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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올레 바깥디 ᄒᆞᆫ어의 강 완 보난 (올레 밖에 잠깐 다녀와 보니)

    (그림: ai 생성)

    지난 3회까지의 글에서 본 ‘제주어’, 어떠셨나요? 표준어와는 너무나 달라서 외국어보다 어렵진 않았나요?

    [찐 토박이의 제주어]가 전하는 오늘의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연대와 상생’의 의식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이웃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크게 화를 내기 보다 자신의 실수를 탓하며 상대방에게 가볍게 주의를 청하는 말을 준비했습니다.


    1. 오늘의 제주어: 예문과 표준어 번역

    < 예 문 >
    제주어마당에 날레 널엉 나뒁그네
    올레 바깥디 ᄒᆞᆫ어의 강 완 보난,
    삼춘네 쉐가 들언 ᄆᆞᆫ딱 허우대겨 부럼선게마씸.
    거 보난 자락 북부기 뒈싸졌수게.
    나도 멩심ᄒᆞ영 정낭 질러뒁 뎅겨사주마는,
    삼춘도 ᄒᆞ쏠 멩심ᄒᆞ영 쉐 잘 매놔사쿠다.
    번 역마당에 곡식을(말리려고) 널어 두고서
    골목 밖에 잠시 나갔다 와서 보니까,
    아저씨네 소가 와서 몽땅 엉망으로 휘젓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속이 확 뒤집어졌잖아요.
    나도 명심해서 정낭을 꽂아두고 갔어야 했었지만,
    아저씨도 조금 명심해서 소를 잘 매어두어야 되겠어요.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1) 주요 어휘의 발음

    ᄆᆞᆫ딱 (몬딱) ᄒᆞ쏠 (호쏠)
    ᄒᆞ영 (호영, 하영, 허영)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 ) 안의 표기는 발음을 이해하기 위해 현대 발음 표기를 사용합니다.


    2) 어휘 해설

    마당에 날레 널엉 나뒁그네

    ⬛ 날레: <명사> 볕을 쐬기 위하여 멍석에 널어놓은 곡식. (예문에서는 ‘날레를’에서 <조사> ‘를’이 생략된 형태임).

    ⬛ 널엉: 널어 + -ㅇ. (뜻: 널어서).
      * 널다: <동사> 널다. 볕을 쬐거나 또는 드러내 보이려고 펼쳐 놓다.
      * -ㅇ: <연결어미> 용언 어간이나 어미 뒤에 붙어 앞선 동작이 지나거나 연속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서’의 뜻).

    ⬛ 놔뒁그네: 나두다 + -앙/엉 + -그네. (➔ 놔두어 + -그네 ➔ 나뒁그네).

    (해석: 놔두고 나서, 놓아두어서).

      * 놔두다: <동사> 놓아두다, 놔두다.

      * -그네: <어미> 동작의 완료 후 다음 동작으로 이어짐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하고 나서, -서).
      ⬥ 예문: 나 밥 먹엉그네 곧 가키여. ➔ 번역: 나 밥 먹고 나서 곧 갈께).

    올레 바깥디 ᄒᆞᆫ어의 강 완 보난

    ■ 올레: 올레. (해석: 예문에서는 ‘올레의’에서 <조사> ‘의’가 생략된 것임),

      * 올레: <명사> 큰길에서 집 대문(정낭)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

    ■ 바깥디: 바깥 + 디. (해석: 바깥에, 밖에).

      * 바깥: <명사> 바깥, 밖.
      * 디: <조사> 부사격 조사 (바깥에/바깥으로). (= 듸),
      ⬥ 예문: 이녁 사는 디 어디라? ➔ 번역: 네가 사는 곳은 어디인가?
    ■ ᄒᆞᆫ어의: <명사> 잠깐 사이.
      ⬥ 예문: ᄌᆞ냑 전에 ᄒᆞᆫ어이 놀당 오쿠다. ➔ 해석: 저녁 전에 잠깐 놀다 오겠습니다). (= ᄒᆞᆫ숨, ᄒᆞᆫ시).
    ■ 강: 가다 + -앙. (뜻: 가서).

      * 가다: <동사> 가다.

      * -앙: <어미> 연결어미 (-해서, -하여).

      ⬥ 예문: 여기 왕 밥 먹으라. 번역: 여기 와서 밥 먹어라.

    ■ 완: 오다 + -아 + -ㄴ. (오아 ➔ 와 ➔ 완) (해석: 와서).

      * 오다: <동사> 오다.

      * -아: <어미> 양성모음 어간에 붙어 부사형을 이루는 어미.

      * -ㄴ: <어미> 용언 뒤에 붙어 앞서 일어난 동작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보난: 보다 + -난. (해석: 보니까, 보니).

      * 보다: <동사> 보다.

      * -난: <어미> 이유나 상태의 확인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니까, -고 보니).

    삼춘네 쉐가 들언 ᄆᆞᆫ딱 허우대겨 부럼선게마씸

    ⬛ 삼춘네: 삼춘 + 네. (해석: 삼촌네, 이 문장에서는 ‘이웃집 어른’, 아저씨 또는 아주머니를 뜻함.)
      * 삼춘: <명사> 삼촌. 부모의 형제. (참고: 제주에서는 자기의 부모 또래의 어른들에게 ‘삼춘’ 또는 ‘삼촌’이라고 다정한 의미로 부름).

      * -네: <접미사> 일부 대명사 뒤에 붙어 ‘집안’, ‘무리’, ‘들’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쉐가: 쉐 + -가. (해석: 소가)

      * 쉐: <명사> 소(牛).

      * 가: <조사> 주격 조사.

    ⬛ 들언: 들다 + -언. (해석: 들어가서, 침범해서).

      * 들다: <동사> (남의 밭이나 구역에) 들어가다, 침범하다.

      * -언: <어미> 연결어미. ‘-고’, ‘-하여’, ‘-해서’.
      ⬥ 예문: 밥 먹언 보난 ➔ 해석: 밥을 먹고 보니.
    ⬛ ᄆᆞᆫ딱: <부사> 모두. (= 멘딱, 모도, 모두, 모신딱이, 문짝, ᄆᆞᆫ, ᄆᆞᆫ짝)

    ⬛ 허우대겨 부럼선게마씸: 허우대기다 + -여 + 불다 + -엄ㅅ + -언게(-엉게) + 마씸 (해석: 어지럽게 짓밟아 놓아 버리고 있더라고. 엉망으로 헝클어 놓아 버리고 있더라고요.)
      ※ 참고: ‘부럼선게’는 ‘불엄선게’에서 어간 받침 ‘ㄹ’이 탈락한 구어체 발음 형태임.
      * 허우대기다: <동사> (곡식·풀 등을) 어지럽게 짓밟아 놓다, 짚이나 풀 따위를 헝클어 놓다. (참고: 제주어사전에 수록되지 않았으나, 어르신들이 자주 사용하시던 생활 어휘)
      * -여: <어미> ‘ᄒᆞ다’ 동사나 용언 어간 뒤에 붙어 부사형을 만드는 어미.
      * 불다: <동사> (보조동사)-아/어/여 버리다. (앞말의 행동이 이미 끝났거나 이루어진 결과, 말하는 이가 아쉬운 감정이 남았음을 나타냄).
      * -엄ㅅ-: <선어말어미> -고 있-. 그 ‘동작을 계속하고 있는’이란 뜻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 엄시-).

      * -언게(-엉게): <어미> -던데. (과거에 사실을 회상하여 그 상대방도 긍정하게끔 나타내는 종결어미. = -엉게).
      * 마씸: <접미사> 서술어미 뒤에 덧붙여 존대를 나타내는 첨사. (= 마씀, 마슴, 마시, 마심, 마씨).

    거 보난 자락 북부기 뒈싸졌수게

    ⬛ 거 보난: 거 보(다) + -난. (해석: 그거 보니까).
      * 거: <대명사> ‘그거’의 준말
      * 보다: <동사> 보다.
      * -난: <어미> -니까. 앞으로 하려는 말에 대하여 원인이 되는 사유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예문: 가젠 하난 ➔ 해석: 가려고 하니까)
    ⬛ 자락: ① <부사> 부쩍, 한껏, 몹시, 크게. (감정이나 상태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냄) ② <부사> 갑자기 힘있게 미는 모양.
    ⬛ 북부기: <명사> 허파. (= 부에)

    ⬛ 뒈싸졌수게: 뒈싸지다 + -엿수게. (해석: 뒤집어졌습니다, 뒤틀렸습니다)

      * 뒈싸지다: <동사> ① 뒤집어지다, 뒤틀리다, 몹시 뒤틀려 엉클어지다. (속이나 마음이 몹시 불쾌하거나 뒤집히는 상태) ② 뒤로 자빠지다.

      * -엿수게: <어미> 종결어미. 동작이나 상태가 완료되었음을 긍정하게끔 나타내는 정중한 종결어미 (-였지요, -었습니다).
      ⬥ 참고: ‘부아나다’를 ‘부에나다’ 또는 ‘북부기 뒈싸젓다(‘허파가 뒤집어졌다’의 뜻)고도 함.

    나도 멩심ᄒᆞ영 정낭 질러뒁 뎅겨사주마는

    ■ 나도: 나 + 도. (해석: 나도)

      * 나: <대명사> 나. (1인칭 대명사)

      * 도: <조사> 보조사. (-도)

    ■ 멩심ᄒᆞ영: 멩심ᄒᆞ다 + -영. (해석: 명심해서, 조심해서)

      * 멩심ᄒᆞ다: <동사> 명심하다, 유의하다, 조심하다.

      * -영: <어미> 연결어미. ① -고서. ② -여서.

    ■ 정낭: 정낭을. (문맥상 목적격 조사 ‘을’이 생략)

      * 정낭: <명사> 제주 전통 집 대문 위치에 걸쳐 놓는 나무 막대. 대문을 대신하는 나무 막대.

    ■ 질러뒁: 질르다 + 두다 + -엉, (해석: 가로질러 두고, 걸쳐 놓고).

      * 질르다: <동사> 찌르다. 틈이나 사이에 무엇을 꽂아 넣다. (문장에서는 ‘정낭을 정주석 구멍에 찔러두고서’, ‘정낭을 가로 세워두고서’의 뜻임)
    (막대기 따위를) 가로지르다, 걸쳐 놓다.

      * 두다: <보조용언> (어떤 행동을) 해 두다.

      * -엉: <어미> 연결어미. (-어서, -고서).

    ■ 뎅겨사주마는: 뎅기다 + -어사 + -주마는. (해석: 다녀야 했었지마는).
      * 뎅기다: <동사> 다니다. (= 뎅이다. ᄃᆞ니다, 고ᄃᆞ니다, ᄃᆞᆮ니다.)
      * -어사: <어미> -어야. 앞 절의 일이 뒤 절 일의 조건임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주마는: <어미> -지마는. 그 말을 시인하면서 다음 말에서 어긋나는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참고: ‘뎅겨사주마는’ 뒤에 ‘못했지만’이 생략된 형태임. 즉, ‘다녀야 했었는데도 못했지만’의 뜻)

    삼춘도 ᄒᆞ쏠 멩심ᄒᆞ영 쉐 잘 매놔사쿠다

    ■ 삼춘도: 삼춘 + 도. (해석: 삼촌도).

      * 삼춘: <명사> 삼촌.
      * 도: <격조사> 도. 다른 것에 어느 것이나 포함시킴을 뜻하는 격조사.

    ■ ᄒᆞᄊᆞᆯ: <부사> 아주 자그만큼. (= ᄒᆞ꼼)

    ■ 멩심ᄒᆞ영 (앞 해석 참조)  

    ■ 쉐: <명사> 소. (본 문장에서는 ‘소가’에서 <조사> ‘가’ 생략된 형태임).

    ■ 잘: <부사> 잘, 옳고 바르게.

    ■ 매놔사쿠다: 매놓다(매어 놓다) + -어사 + -쿠다. (해석: 매어 놓아야겠습니다.)
      * 매놓다: <동사> ‘매어 놓다’의 축약형.

      * -어사: <어미> -어야. 앞 절의 일이 뒤 절 일의 조건임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쿠다: <어미> -겠습니다. 화자의 의도ㆍ추측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예문: 이것으로 가져가쿠다. ➔ 해석: 이것으로 가져가겠습니다).


    3. 마무리: 토박이의 한마디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예문, 어떠셨나요?

    오늘은 제주의 올레에서 이웃 어른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으로, 시골 마을에서 가끔씩 마주칠 만한 얘기입니다. 잠깐 골목길 밖에 볼 일이 있어서 미처 정낭을 세우지 않고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닥친 난감한 상황, 화가 치밀만한 상황에서도 너그럽고 담담하게 대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도 남이 실수로 내 가슴을 후벼 팔 때, 길길이 날뛰며 남을 혼내기보다 너그러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음의 실수가 없도록 당부하며 서로를 보듬는 것은 어떨까요?

    이 글에 나오는 ‘올레’와 ‘정낭’에 대한 내용은 저의 ‘제주 이야기’ <제4회> 글에서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제주 이야기] 『<제4회> 닫혀 있으나 신뢰로 열리는 문, 제주의 지혜 ‘정낭’』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제3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ᄌᆞᆷ녠 애기 나 뒁 사을이민 물에 든다 (해녀는 아기 낳고 사흘이면 물질한다)

    초가집 안 자는 아기, 태왁과 빗창을 들고 바다로 향하는 흰 옷 입은 해녀 뒷모습, 현무암 돌담길 풍경.

    (그림: ai 생성)

    지난 1, 2회 글을 통해 살펴본 ‘제주어’, 어떠셨나요? 표준어와는 사뭇 다른 제주어만의 독특한 결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찐 토박이의 제주어]가 전하는 오늘의 제주어는 제주 여인들, 특히 해녀들의 강인함과 근면성을 나타내는 속담을 예문으로 제시합니다.


    제주의 ‘삼다삼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어휘입니다. 이 ‘삼다’에 해당하는 ‘돌, 바람, 여자’ 중, ‘여자가 많다’는 ‘여자가 많음을 뜻하는 풍요가 아니라, 남자의 부족함을 의미하는 결핍’의 산물이었습니다.

    척박한 화산섬에서 농업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서 거친 바닷바람과 풍랑 속에서도 바다에서 어로를 해야만 하였고, 조정에 바칠 해산물 채취를 위해 남성들은 목숨을 걸고 무리하게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결국 풍랑에 표류하거나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는 남성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더욱이 조공을 빌미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공물을 요구하는 관리들의 끝없는 수탈에 견디다 못한 제주 남성들이 대거 제주 섬을 탈출하면서 남성의 수는 대폭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결국 남아 있는 여성들이 혼자의 힘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남은 여성들은 남자가 부족한 만큼 조공으로 바쳐야만 할 해산물 채취의 책임이 더 커졌기에 한층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하지만 제주의 여성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과감히 거친 바다에 뛰어들어 물질을 하였고, 이 여성들의 ‘연대와 상생’을 바탕으로 한 ‘제주 해녀’ 문화는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재에 등록되어 전 세계에 위대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필자의 ‘제주 이야기’ <제5회> 글에서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 오늘의 제주어: 예문과 표준어 번역

    < 예문 >
    제주어
    (속담)
    1. ᄌᆞᆷ녠 애기 나 뒁 사을이민 물에 든다.  

    2. ᄌᆞᆷ녜 애긴 사을만에 아기 것 멕인다.
    번 역1. 잠녀는 아기를 낳아 두고 사흘이면 물질하러 바다에 들어간다.
    (해녀의 강인성과 근면성을 나타내는 말)

    2. 잠녀의 아기는 사흘만에 아기의 밥(또는 미음)을 먹인다.
    (해녀는 아기를 낳은 뒤 사흘 만에 젖을 떼고 아기의 밥을 먹이고 일하러 간다는 말)

    출처: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1) 주요 어휘의 발음

    ᄌᆞᆷ녠 (좀녠, 잠녠) ᄌᆞᆷ녜 (좀녜, 잠녜)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 ) 안의 표기는 발음을 이해하기 위해 현대 발음 표기를 사용했습니다.


    2) 어휘 해설

    ① 1. ᄌᆞᆷ녠 애기 나 뒁 사을이민 물에 든다.

    ⬛ ᄌᆞᆷ녠: 해녀는. <명사> ᄌᆞᆷ녜 + <조사> ㄴ = ᄌᆞᆷ녜는
      * ᄌᆞᆷ녜: <명사> 잠녀(潛女), 해녀(海女).   
      * ㄴ: <조사> 받침 없는 단어 뒤에 붙어 ‘~는’의 뜻을 나타냄.
      * ‘ㄴ’의 예: 괴긴(고기는) = 괴기 (고기)+ ㄴ.
    ⬛ 애기: <명사> 아기.
    ⬛ 나: <동사> 낳다. 나-(낳아) + <연결어미> -아 ➔ 나 (어미 ‘-아’가 탈락/축약되어 ‘나’ 형태가 된 것임).
    ⬛ 뒁: 두고서. 두어 + -ㅇ  
      * 두다: <동사> 두다. (두 + 어 ➔ 두어)   
      * -ㅇ: <연결어미> 용언 어간이나 어미 뒤에 붙어 앞선 동작이 지나거나 연속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서’의 뜻).
    ⬛ 사을이민: 사흘이면.
      * 사을: <명사> 사흘 (= 사흘).
      * -이민: <어미> -이면, 받침 있는 체언에 붙어서, 가정적 사실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물에 든다: (바닷)물에 들어간다. 물질을 한다.
      * 든다: <동사> 들다 + <어미> -ㄴ다
      * 들다: <동사> 밖에서 속이나 안으로 향해 들어가다.
      * -ㄴ다: <어미> 현재의 동작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 참고: 제주어에서 ‘물’은 맥락에 따라 ‘바다(바닷물)’를 의미하며, ‘물에 든다’는 ‘해녀들이 물질 작업을 한다’를 뜻하는 관용구입니다.


    ② 2. ᄌᆞᆷ녜 애긴 사을만에 아기 것 멕인다.

    ⬛ 애긴: 애기 + ㄴ. (= 애기는 = 아기는).
      * 애기: <명사> 아기.
      * ㄴ: <조사> 받침 없는 단어 뒤에 붙어 ‘~는’의 뜻을 나타냄.
    ⬛ 사을만에: 사흘 만에.
      * 사을: <명사> 사흘 (제주에서는 ‘사흘’도 함께 사용함)
      * 만: <의존명사> (시간이) 경과했음을 나타내는 말. (표준어 ‘만’과 동일)
      * 에: <조사> 고정된 공간적 처소나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격조사.
      * 참고: 제주어에서 날짜를 세는 말 중 ‘하루, 이틀’은 형태 변화가 없으나, ‘사을, 나을’은 ㅎ이 탈락한 형태와 ‘사흘, 나흘’ 형태가 함께 쓰임.
    ⬛ 아기 것: 아기의 밥 (또는 미음). ‘아기의 것’에서 <속격 조사> ‘의’가 생략된 형태.
      * 아기: <명사> 아기.
      * 것: <명사> 음식, 양식. (※ 사전상 기본 정의는 ‘가축의 먹이’이나, 실생활에서는 사람의 ‘밥’이나 ‘먹을거리’를 뜻할 때도 널리 쓰임.)
    ⬛ 멕인다: 멕이다 + -ㄴ다.
      * 멕이다: <동사> 먹이다. (제주에서는 ‘먹이다’를 그대로 쓰기도 함).
      * -ㄴ다: <어미> 받침 없는 용언 어간에 붙어, 그 행동을 직접 지정하여 나타내는 종결어미. (예: <동사> 보여주다 + -ㄴ다 = 보여준다)


    3. 마무리: 토박이의 한마디

    출산 후 단 사흘 만에 갓난아기를 집에 두고 바다로 물질을 나가는 제주 해녀들, 오늘은 제주 속담 속에서 살아 숨쉬는 해녀들의 강인하고 근면한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속담, 어떠셨나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이 있듯, 남성들의 부재라는 큰 시련 속에서도 제주의 여성들은 굳건히 삶을 일구어 냈습니다.

    만일 독자 분들이 맞고 있는 상황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면, ‘제주 해녀’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강인함을 떠올리며 자신을 추스르는 건 어떨까요?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제주 이야기] 『<제5회> ‘제주 해녀’의 위대한 연대와 상생의 사회학』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제2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무사 경 멘작멘작ᄒᆞᆫ 멘주기 심엉 ᄆᆞᆫ죽거렴시니? (~올챙이를 잡고 만지작거리니?)

    숲속 냇가 웅덩이서 질척질척하고 미끄러운 진흙 땅에 장화를 신은 어린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올챙이들을 만지며 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가방과 텀블러를 곁에 둔 어머니가 다정하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안전하고 평평한 풀밭 쪽에서 놀라고 말하고 있는 따뜻한 수채화 풍의 일러스트입니다.

    (그림: ai생성 )


    ‘제주어’는 표준어와 매우 달라서 대강의 의미조차 유추하기 어려운 어휘들이 많습니다. 특히 어미의 변화가 다양해서 그 변화의 쓰임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이미 정확히 알고 있는 어휘들로 구성된 문장마저 뜻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처음 접하면 외국어 못지않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겠지만 본 칼럼에서 드리는 어휘 설명을 읽고 나시면 점점 재미를 느끼며 하나씩 알게 될 것입니다. 힘드시겠지만 당분간 참고 함께 알아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접하는 제주어 역시 생소한 어휘들이 많아서 쉽지 않을 거라 여깁니다. 따라서 독자분들이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제주어를 접하게 되면 지레 겁먹고 흥미를 잃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한편, 왜 제주어를 표준어와는 별개의 독립된 언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느껴보시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찐 토박이의 제주어]가 전하는 오늘의 제주어는 유사한 발음을 반복하며 즐기는 운율 놀이처럼 예문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종의 언어유희로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1. 오늘의 제주어: 예문과 표준어 번역

    < 예 문 >
    제주어“늰 무사 경 멘작멘작ᄒᆞᆫ 멘주기
    심엉 ᄆᆞᆫ죽거렴시니?
    경 는착는착ᄒᆞᆫ 디 싯당
    는착ᄒᆞ영 ᄂᆞ려지민 어떵ᄒᆞ젠 햄시니?
    ᄒᆞ커건 호꼼 멘짝ᄒᆞᆫ더레 강 자파리ᄒᆞ라.”
    번 역“너는 왜 그렇게 (부드러워서) 잘라질 듯한 올챙이를
    잡고서 만지작거리고 있니?
    그렇게 미끌미끌한 곳에 있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지면 어쩌려고 그러니?
    하려거든 (안전하게) 조금 평평한 데로 가서 놀거라.”

    ※ 안내: 박스 안의 제주어는 옛한글 원형입니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1) 주요 어휘의 발음

    ~ᄒᆞᆫ(~한, ~혼, ~헌)⬛ ᄆᆞᆫ죽거렴시니?(몬죽거렴시니?
    ⬛ ~ᄒᆞ영 (~하영, ~호영, ~허영)⬛ ᄂᆞ려지민 (노려지민)
    ⬛ ~ᄒᆞ젠 (~하젠, 호젠, ~허젠)⬛ ᄒᆞ커건 (하커건, 호~, 허~)

    ※ 안내: 제주어 옛한글 원형 어휘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현대 발음을 함께 표기합니다.


    2) 어휘 해설

    늰 무사 경 멘작멘작ᄒᆞᆫ 멘주기 심엉 ᄆᆞᆫ죽거렴시니?

    ⬛ 늰: 너는
      * 늬: <대명사> 너. (= 느)
      * 늰: <대명사> 늬 + <조사> -는 = 너는.

    ⬛ 무사: <부사> 왜. (= 웨)

    ⬛ 경: <부사> 그렇게.
    ⬛ 멘작멘작ᄒᆞᆫ: 멘작멘작한.
      * 멘작멘작: <부사> 물건이 조금만 건드려도 뚝뚝 끊어지는 모양. (= 믠작)

      * 멘작ᄒᆞ다: <형용사> 물건이 아주 부드럽고 연(軟)하여 만질만질하다.
    ⬛ 멘주기: <명사> 올챙이.
    ⬛ 심엉: 심어서
      * 심다: <동사> (손으로 ~을) 잡다/쥐다.
      * -엉: <어미> -어서. 두 동작을 말할 때, 앞에 나오는 음성모음의 용언 어간에 붙어서, 나중의 동작의 근거ㆍ이유ㆍ원인이나 시간적 선후 관계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 ᄆᆞᆫ죽거렴시니?: 만지작거리고 있니?

      * ᄆᆞᆫ죽거리다: <동사> 만작거리다. 자꾸 만지다.
      * -렴시니: <어미> -고 있니.
      * ᄆᆞᆫ지다: <동사> 만지다. (= ᄆᆞᆫ직다, ᄆᆞᆼ직다.)
      * ᄆᆞᆫ직아보다: <동사> 만져보다. (= ᄆᆞᆫ저보다.)


    경 는착는착ᄒᆞᆫ 디 싯당

    ⬛ 는착는착ᄒᆞᆫ 디: 는착는착한 곳에 ➔ 미끄러운 곳에.
      * 는착는착: <부사> 땅이 질고 반드러워 밟으면 자꾸 밀려 나가는 모양. ‘는착’의 힘줌말.
      * 는착: <부사> 땅이 질고 반드러워 밟으면 밀려 나가는 모양.
      * ᄒᆞᆫ: <동사> ᄒᆞ다 + <어미> -는. (예: 웃다 + -는 = 웃는)

      * -디: <조사> 데 (표준어의 의존명사 ‘곳’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 -ᄒᆞᆫ 디: -한 데(에). -한 곳(에) (제주어는 조사 ’에‘를 대개 생략함.)

    ⬛ 싯당: 있다가.
      * 싯당: 싯다 + -다가
      * 싯다: <동사> 어느 곳에 머물다. (= 잇다.)

      * -당: <어미> -다가. (‘무엇을 하다가’의 ‘다가’에 해당.)


    는착ᄒᆞ영 ᄂᆞ려지민 어떵ᄒᆞ젠 햄시니?

    ⬛ 는착ᄒᆞ영: 미끌어져서(제주어). (표준어의 ‘미끄러져서’ 해당)
      * 는착ᄒᆞ다: <동사> 질척한 곳을 잘못 디디어 미끌하다. (= 는탁ᄒᆞ다, 닌착ᄒᆞ다.)
      * -영: <어미> -고서. (예: 무엇을 하영 ➔ 무엇을 하고서)

      * -영근에: <어미> -고서. 연결어미 ‘-영’의 뜻을 더욱더 세게 나타내는 연결어미. (= -여근에).

    ⬛ ᄂᆞ려지민: 넘어지면.
      * ᄂᆞ려지다: <동사> 넘어지다. (= 넘어지다, 부더지다, 푸더지다.)
    ⬛ 어떵ᄒᆞ젠: 어떻게 하려고. 어쩌려고.
      * 어떵: <부사> 의견,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찌 되게.
      * 어떵ᄒᆞ다: <형용사> 어떠하다. 어떠한 것이 이유나 원인이 되다.

      * -젠: <어미> -려고, -겠나. 용언 어간에 붙어서, ‘하게’ 할 자리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묻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 햄시니?: 하고 있느냐? (예: 무사 경 햄시니? ➔ 왜 그렇게 하니?)

      * 시니: (하)니, (하)느냐. (예: 구린내 남시니? ➔ 구린내 나니?)


    ᄒᆞ커건 호꼼 멘짝ᄒᆞᆫ더레 강 자파리ᄒᆞ라.

    ⬛ ᄒᆞ커건: 하겠거든, (<동사> ᄒᆞ다 + <어미> 커건)
      * -커건: 어미 –겠거든.

    ⬛ ᄒᆞ꼼: <부사> 아주 자그만큼. (= ᄒᆞᄊᆞᆯ)
      * ᄒᆞ꼼만: <부사> 아주 조금만 (= ᄒᆞ쏠)

      * ᄒᆞ꼼썩: <부사> 아주 조금씩 (= ᄒᆞ꼼식, ᄒᆞᄊᆞᆯ썩, ᄒᆞᄊᆞᆯ씩)
      * ᄒᆞ꼼ᄒᆞ민: <부사> 1. 그저 약간하면, 2. 무슨 일이 조금만 있으면. (=ᄒᆞᄊᆞᆯᄒᆞ민)
      * ᄒᆞ끌락ᄒᆞ다: <형용사> 아주 작다.
    ⬛ 멘짝ᄒᆞᆫ더레: 평평한데로

      * 멘짝ᄒᆞ다: <형용사> 평평하다.
      * 멘짝ᄒᆞᆫ: 평평한.

      * -더레: <조사> 으로. 받침 있는 체언에 붙어서, 행동이 향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격조사.

    ⬛ 강: 가서. (<동사> 가다 + <어미> -ㅇ)

      * 가다

      * -ㅇ: <어미> -서, (서다 + -ㅇ = 성 = 서서)
    ⬛ 자파리: <명사> 어떤 것을 가지고 하는 놀이 또는 장난.

      * 자파리ᄒᆞ다: <동사> 1. 장난하다. 2. 짖궂게 못된 짓을 하다.

    3. 마무리: 토박이의 한마디

    지난 제1회 글에서 보았던 ‘두린 몽생이‘, 이 아이가 위험하게 연못가의 질퍽하고 미끄러운 곳에서 올챙이를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미끄러져 넘어질까 걱정하면서 좀 더 안전한 곳에서 장난하며 놀도록 이끌어 주는 어머니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늘 사용하던 어휘들이었지만, 요즈음은 쓰는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점점 조용히 사라져가는 제주어의 현실을 보며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봅니다. 제주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제주어를 익혀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제주어가 영원히 사랑받는 언어가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찐 토박이의 제주어]는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두린 몽생이’들은 잘 크고 있나요? 혹시 위험한 곳에서 ‘자파리‘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럴 때 무조건 혼내시기보다 “ᄒᆞ커건 호꼼 멘짝ᄒᆞᆫ더레 강 자파리ᄒᆞ라.”며 정겨운 제주어 한마디를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한마디, 어떠셨나요?

    정겨운 제주어 단어 하나가 가족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 제주어의 가치와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시다면 [제주 이야기] 카테고리의 <제8회> 글 “고대어의 원형을 품은 ‘제주어(濟州語)’, 소멸 위기에 처하다” 편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제1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사라져가는 소중한 보물, ‘제주어’ 연재를 시작하며

    부제: 두린 ᄆᆞᆼ생이 (어린 귀염둥이)

    현무암 돌담과 귤나무가 보이는 제주 전통 초가집의 마루에 정갈한 상차림이 차려져 있습니다. 어린아이(두린 몽생이)가 마루에 앉아 볼을 빵빵하게 밝은 표정으로 밥과 반찬(촐레)을 맛있게 오물오물 먹고 있으며, 옆에 앉은 할머니는 수건을 머리에 쓰고 아이를 사랑 가득한 눈빛과 미소로 바라보고 있는 정겹고 따뜻한 일러스트입니다.

    (그림: ai생성)

    1. 제주어의 독창성과 가치, 그리고 연재 취지

    흔히 ‘제주 사투리’ 또는 ‘제주 방언’으로 불리는 ‘제주어’는 단순히 한반도 육지 언어의 변형이나 사투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주어는 그 독창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아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독립된 고유 언어 코드(jje)를 부여받은 명실상부한 독립적 언어 자산입니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형태인 ‘아래아(ㆍ)’와 옛 어휘, 문법 구조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언어의 살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주어는 현재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소멸 위기 언어’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critically endangered language)’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제주어를 듣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면서, 수천 년간 제주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지탱해 온 언어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오리진(Jeju Origin)’에서는 소중한 제주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누구나 일상에서 쉽고 친근하게 제주어를 접하고 이어나갈 수 있도록 [찐 토박이의 제주어] 연재를 시작합니다.

    앞으로 꾸준히 제주어 문장을 선보이며, 그 속에 담긴 정서와 재미있는 생활 속 사용법을 알기 쉽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언제든 편하게 들러 제주어의 매력을 함께 느끼고 나누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2. 오늘의 제주어

    < 예문 >
    제주어에고~, 우리 두린 ᄆᆞᆼ생이,
    ᄎᆞᆯ레도 옴막옴막 잘 먹엄저.


    3. 문장 번역 및 어휘 해설

    1) 표준어로 번역

    < 예문 >
    번 역아이고~, 우리 어린 귀염둥이,
    반찬도 오물오물 잘 먹고 있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ᄆᆞᆼ생이 (몽생이)ᄎᆞᆯ레 (촐레)

    ※ 안내: 제주어 옛한글 원형 어휘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현대 발음을 함께 표기합니다.

    ⬛ 두린: <형용사> 어린.
      * 두린아기: <명사> 어린아기.
      * 두린때: <명사> 나이가 어리고 생각이 아직 모자란 시기.
      * 두리다: <형용사> 어리다.
    ⬛ ᄆᆞᆼ생이(몽생이): <명사> 1. 망아지(어린 말). 2. 동물의 새끼나 어린아이를 귀엽게 부를 때 사용.
      * ‘두린 몽생이’: 1. ‘어린 망아지’, 2. ‘귀여운 어린 아이’.
    ⬛ ᄎᆞᆯ레(촐레): <명사> 반찬(주로 밥과 곁들여 먹는 장, 젓 따위의 반찬)
    ⬛ 옴막옴막: <부사> 음식물 따위를 입안에 연이어 넣어 먹는 모양.
    ⬛ 먹엄저: 먹고 있다.
      * -엄저: <어미> -고 있다. 그 동작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의 종결어미.
      * 먹다 <동사> + -엄저 <어미> = 먹엄저.
      * 뒤집다 <동사> + -엄저 <어미> = 뒤집엄저.
      * (옷이) 젖다 <동사> + -엄저 <어미> = (옷이) 젖엄저.

    4. 토박이의 한마디

    어릴 적 밥상머리에 앉아 반찬을 오물오물 잘 먹고 있으면, 할머니께서 곁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에고~ 우리 두린 몽생이 잘 먹엄저” 하고 정답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원래 ‘몽생이’는 어린 망아지를 뜻하지만, 제주 할망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내 새끼를 부르는 따뜻한 대명사였습니다.

    독자 여러분 곁에도 사랑스러운 ‘두린 몽생이’가 있으신가요? 오늘은 그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정겨운 제주어 한마디를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5. 마무리하며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한마디, 어떠셨나요?

    정겨운 제주어 단어 하나가 가족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제주어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우리가 지속하여 가꾸고 유지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앞으로 계속 전해드릴 [찐 토박이의 제주어]를 통해 제주어의 매력을 느끼시고, 소멸해가는 제주어를 지켜내는 작은 걸음에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제주어의 가치와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시다면 [제주 이야기] 카테고리의 <제8회> 글 “고대어의 원형을 품은 ‘제주어(濟州語)’, 소멸 위기에 처하다” 편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