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제주방언공부

  • 제5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ᄒᆞᆫ베에 싀 성제썩이나 봉갓덴 (한배에 세쌍둥이를 낳았다는)

    전통 한복을 입은 두 제주 할머니가 돌담과 귤나무로 둘러쌓인 초가집 앞마당 멍석 위에서 소쿠리에 담긴 곡식을 다듬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정겨운 제주 풍경

    (그림: ai 생성)

    지난 4회까지 함께 살펴본 ‘제주어’, 어떠셨나요? 표준어와는 억양도 어휘도 사뭇 달라 외국어처럼 낯설게 느껴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그 안에는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제주 사람들의 정겨운 삶의 숨결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예전 제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숟가락 개수까지 훤히 알 만큼 이웃의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내 일처럼 함께 나누곤 했습니다. 특히 마을에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만큼 큰 경사는 없었지요.

    [찐 토박이의 제주어]가 전하는 오늘 제5회에서는 어느 집에서 ‘세 쌍둥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반가운 마음으로 이웃집 언니와 말을 건네며 확인하는 정겨운 대화를 준비했습니다.


    1. 오늘의 제주어: 예문과 표준어 번역

    < 예 문 >
    제주어할망 1. 성님, 누게산디 ᄒᆞᆫ베에 애길 싀 성제썩이나 봉갓덴 ᄒᆞᆫ 소문 들읍디강?  

    할망 2. 요 ᄒᆞ를날 우녁집 말젯년이 자락자락 낫덴 ᄒᆞ연 엄부렁ᄒᆞ게 소문나신디, 게난 아신 아직꺼정 못 들어샤?

    할망 1. 싀 성제 키우젠 ᄒᆞ민 고생이사 ᄒᆞ겟주마는, 잘도 지꺼지키여.
    번 역할머니 1. 언니, 누구인지 한배에 삼 형제(세쌍둥이)를 주웠다(낳았다)는 소문 들었나요?  

    할머니 2. 요 하룻날 윗집 셋째 딸이 주렁주렁 낳았다고 해서 엄청나게 소문났는데, 그러면 동생은 아직까지 못 들었나?

    할머니 1. 세 쌍둥이 키우려고 하면 고생이야 하겠지만, 매우 기쁘겠어.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1) 주요 어휘의 발음

    ᄒᆞᆫ베 (혼베, 한베, 헌베) ᄒᆞᆫ (혼, 한, 헌)
    ᄒᆞ를 (호를, 하를, 허를) ᄒᆞ게 (호게, 하게, 허게)
    ᄒᆞ민 (호민, 하민, 허민)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 ) 안의 표기는 발음을 이해하기 위해 현대 발음 표기를 사용합니다.


    2) 어휘 해설

    성님, 누게산디 ᄒᆞᆫ베에 애길 싀 성제썩이나

    ⬛ 성님: 성 + 님. (해석: 형님. 문장에서는 ‘언니’를 뜻함.)
      ⬥ 성: <명사> 형(兄).
      * (반대말) 아시: <명사> 아우. (고어: 아ᅀᆞ)

      ⬥ 님: <의존명사>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씨’보다 높임의 뜻.

    ⬛ 할망: <명사> 할머니. (반대말: 하르방.)
    ⬛ 누게산디: 누게 + -산디. (해석: 누구인지.)

      ⬥ 누게: <대명사> 누구. (= 누구, 누긔)

      ⬥ -산디: <어미> -인지. 체언 또는 서술격 조사 뒤에 붙어서, 막연한 의문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또는 연결어미.
    ⬛ ᄒᆞᆫ베에: ᄒᆞᆫ베 + -에. (해석: 한배에.)

      ⬥ ᄒᆞᆫ베: <명사> 한배. 어미의 한 태(胎)에서 남. 또는 그런 새끼.

      ⬥ -에: <조사> -에. 체언의 뒤에 붙어, 앞의 체언이 기준 되는 대상이나 단위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 애길: 애기 + ㄹ. (해석: 아기를.)

      ⬥ 애기: <명사> 아기.

      ⬥ ㄹ: -를. 받침 없는 체언에 붙는 목적격 조사 ‘를’의 준말.

    ⬛ 싀 성제썩이나: 싀 + 성제 + 썩 + 이나. (해석: 삼 형제씩이나, 문장에서는 ‘세쌍둥이’라서 놀라는 것을 뜻함.)

      ⬥싀: <수량관형사> 세, 3.

      ⬥성제: <명사> 형제(兄弟).

      ⬥ 썩: <접미사> 씩. 수량이나 크기를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그러한 수량이나 크기로 나눈 단위’의 뜻을 더하는 말.

      ⬥ 이나: <조사> (수량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받침 있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 수량이 크거나 많음, 혹은 정도가 높음을 강조하는 보조사.


    봉갓덴 ᄒᆞᆫ 소문 들읍디강?

    ⬛ 봉갓덴: 봉그(‘봉그다’의 어간) + -앗덴. (해석: ‘주웠다’는 뜻이나, 문장에서는 ‘아기를 낳았다’라는 뜻으로 쓰임.)

      ⬥봉그다: <동사> 비용이나 노력을 들임이 없이 뜻하지 않은 물건을 거저 줍다.
      * (예문) 길 걷단 돈 봉갓저. ➔ 해석: 길을 걷다가 돈을 주웠다.

      ⬥-앗덴: <어미> -았다고. 양성모음의 동사 어간에 붙어서, 그 동작이나 상태의 완료를 나타내는 ‘-앗다’의 변형 ‘앗데’에, 뒤의 동작이 이미 지난 일

    인 경우에 쓰이는 ‘-ㄴ’이 결합되어서, 다음에 오는 ‘ᄒᆞ다ㆍ말ᄒᆞ다’ 등에 이어지는 연결어미

    ⬛ ᄒᆞᆫ: ᄒᆞ다 + -ㄴ. (해석: 한.)

      ⬥ ᄒᆞ다: <동사> 하다(爲). (고어: ᄒᆞ다.)

      ⬥ -ㄴ: <어미> -ㄴ. 동사의 어간에 붙어서 과거의 사실을 나타내는 관형사형 어미.

    ⬛ 소문: 소문 + (을). (해석: 소문을, 문장에서는 <조사> ‘을’이 생략됨.)

      ⬥ 소문: <명사>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
      ⬥을: <조사>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 동작이 미치는 직접적인 대상(목적어)임을 나타내는 목적격 조사.

    ⬛ 들읍디강: 들(‘듣다’의 어간) + -ㅂ디강. (해석: 들었습니까?)

      ⬥ 들-: <동사> ‘듣다’의 어간. (귀로 소리를 느끼거나 소식을 전해 듣다. ‘ㄷ 불규칙’ 활용으로 모음 앞에서 ‘들-‘로 바뀜.)

      ⬥-ㅂ디강: <어미> -ㅂ니까. 용언 어간 뒤에 붙어 상대방에게 공손하게 묻는 의문형 종결어미. (받침 있는 어간 뒤에서는 매개모음 ‘으’가 붙어 ‘-읍디강’으로 실현됨.) (= –ㅂ디까, -ㅂ데까.)
      * (예문) 어떵 밥은 먹읍디강? ➔ 해석: 어떻게 밥은 먹었습니까?


    요 ᄒᆞ를날 우녁집 말젯년이

    ⬛ 요 ᄒᆞ를날: 요 + ᄒᆞ를날. (해석: 요 하룻날, 요 며칠 전.)

      ⬥ 요: <관형사> 요. ‘이’를 낮잡아 이르거나 귀엽게 이르는 말. (반의어: 저.)

      ⬥ ᄒᆞ를날 <명사> 하룻날. (= ᄒᆞ루날, ᄒᆞ르날.) (고어: ᄒᆞᄅᆞᆺ날.)

      * (참고) ᄒᆞ를: <명사> 하루. (= ᄒᆞ루, ᄒᆞ르.) (고어: ᄒᆞᄅᆞ.)

    ⬛ 우녁집: <명사> 한 집의 위쪽 울타리 밖에 있는 집. (= 웃녁집, 웃녁칩.) (문장에서는 ‘우녁집의’에서 <조사> ‘의’가 생략된 형태임.)

      * (반의어) 알녁집: <명사> 한 집의 아래쪽 울타리 밖에 있는 집. (= 알녁칩.)

    ⬛ 말젯년이: 말젯- + 년 + 이. (해석: 셋째딸이.)

      ⬥ 말젯-: <접두사> 셋째. (= 말잣.)

      ⬥ 년: <명사> 년. 여성을 낮잡아 일컫는 말.

      ⬥ 이: <조사> 이. 받침 있는 체언에 붙는 주격 조사.

      * (참고) 큰아ᄃᆞᆯ = 첫째 아들, 셋ᄄᆞᆯ = 둘째 딸, 말젯ᄄᆞᆯ = 셋째 딸, 족은말젯아ᄃᆞᆯ = 넷째 아들.

    자락자락 낫덴 ᄒᆞ연 엄부렁ᄒᆞ게 소문나신디,

    ⬛ 자락자락: <부사> 주렁주렁. 과일이나 열매 따위가 많이 달린 모양. (문장에서는 ‘아이를 줄줄이 연달아 낳은 모습’을 빗대어 이르는 말로 쓰임.)

      * (예문) 보난 감낭에 감이 자락자락 ᄋᆢᆯ아서라. ➔ 해석: 보니까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렸더라.

      * (참고) ᄋᆢᆯ다: <동사> (과일 등이) 열다. 열매가 맺히다. 발음은 ‘욜다’임.

    ⬛ 낫덴 ᄒᆞ연: 나 + -앗- + -덴 + ᄒᆞ- + -연. (해석: 낳았다고 하여, 낳았다고 해서.)

      ⬥ 나-: <동사> ‘낳다(출산하다)’의 어간.
      ⬥ -앗- <선어말어미> -았-. 양성모음의 용언 어간에 붙어서, 그 동작이나 상태의 끝남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 -덴: <어미> -다고. 용언 어간 뒤의 시제·상태 어미와 결합한 형태인 ‘-데’에, 뒤의 동작이 이미 지난 일인 경우에 쓰이는 ‘-ㄴ’이 결합되어, 다음에 오는 ‘ᄒᆞ다 · 말ᄒᆞ다’ 등에 이어지는 간접인용 연결어미.
      * (예문) 그건 큰 돈이 못뒈우덴 ᄒᆞ니. ➔ 해석: 큰 돈이 못됩니다고 하니.

      ⬥ ᄒᆞ: <동사> ‘하다’의 어간.

      ⬥ -연: <어미> -여서. ‘ᄒᆞ다’ 동사 어간에 붙어 뒤에 오는 동작·상태의 근거·이유·원인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엄부렁ᄒᆞ게: 엄부렁ᄒᆞ + -게. (해석: 엄청나게.)

      ⬥ 엄부렁ᄒᆞ다: <형용사> 크고 많다.

      ⬥ -게: <어미> -게. 용언의 어간에 붙어서, 그 아래에 오는 용언의 내용이나 정도를 제한하는 뜻을 나타내는 부사형 전성어미.

    ⬛ 소문나신디: 소문나- + -시- +ㄴ디. (해석: 소문이 났는데 소문이 퍼졌는데.)

      ⬥ 소문나-: <동사> ‘소문나다’, ‘소문이 퍼지다.’의 어간.
      ⬥ -시-: <선어말어미> -았-/-었-. 용언 어간에 붙어 동작의 완료나 과거의 상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받침 없는 동사 어간 뒤에서 연결어미 ‘-ㄴ디’와 결합하여 ‘-신디’를 이룸.)

      * (용례) 가신디(갔는데), 와신디(왔는데), 소문나신디(소문이 났는데).

      ⬥ -ㄴ디: <어미> 받침 없는 동사 어간에 붙어서, ‘무엇을 하였는데’의 ‘-였는데’란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게난 아신 아직꺼정 못 들어샤?

    ⬛ 게난: <부사> 그러니, 그러니까. (= 게니.)

    ⬛ 아신: 아시 + ㄴ. (해석: 동생은.)

      ⬥ 아시: <명사> 아우. (반의어: 형.)

      ⬥ ㄴ: <조사> ㄴ. 받침 없는 체언에 붙어서 그것을 지정하여 제시하거나 그것이 다른 것과 같지 않다거나 하는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격조사.

    ⬛ 아직꺼정: 아직 + 꺼정. (해석: 아직까지.)

      ⬥ 아직: <부사> 아직. 어떤 일이나 상태 또는 어떻게 되기까지 시간이 더 지나야 함을 나타내거나, 어떤 일이나 상태가 끝나지 아니하고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

      ⬥ 꺼정: <조사> 까지. (= ᄁᆞ지.)

    ⬛ 못 들어샤: 못 + 들(듣-) + -어샤. (또는 과거형 어미 ‘-엇샤’의 축약/탈락) (해석: 못 들었나?)

      ⬥ 못: <부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

      ⬥ 듣: <동사> ‘듣다’의 어간.

      ⬥ -어샤: <어미> -어 있냐. 음성모음의 용언 어간에 붙어서, ‘해라’ 할 자리에서 그 동작이 끝나 있느냐고 묻는 뜻을 나타내는 의문법 어미.


    싀 성제 키우젠 ᄒᆞ민 고생이사 ᄒᆞ겟주마는, 잘도 지꺼지키여.

    키우젠: 키우 + -젠. (해석: 키우려고.)

      ⬥ 키우: <동사> ‘키우다’의 어간.

      ⬥ -젠: <어미> -려고. 용언 어간에 붙어서, 하고자 하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저’의 변형 ‘-제’에, 뒤의 동작이 이미 지난 일인 경우에 쓰이는 ‘-ㄴ’이

    연결되어서, 다음에 오는 ‘ᄒᆞ다ㆍ말ᄒᆞ다’ 등에 이어지는 연결어미.

    ⬛ ᄒᆞ민: ᄒᆞ + -민. (해석: 하면.)

      ⬥ ᄒᆞ: <동사> ‘하다’의 어간.

      ⬥ -민: <어미> -면. 받침 없는 용언 어간에 붙어서, 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고생이사: 고생 + 이사. (해석: 고생이야.)

      ⬥ 고생: <명사> 어렵고 고된 일을 겪음. 또는 그런 일이나 생활.

      ⬥ 이사: <조사> 이야. 받침 있는 체언에 붙어서, 그에만 한정되거나 또는 강조하는 뜻을 나타낼 때 쓰이는 격조사.

    ⬛ ᄒᆞ겟주마는: ᄒᆞ + -겟- + -주마는. (해석: 하겠지마는.)

      ⬥ ᄒᆞ: <동사> ‘하다’의 어간.
      ⬥ -겟-: <선어말> -겠-. 용언 어간이나 체언에 붙어서, 화자의 ‘의도ㆍ추측’ 또는 ‘가능’ 등의 뜻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 -주마는 어미 -지마는. 체언이나 용언 어간 또는 용언에 붙은 ‘-암-ㆍ-엄ㆍ-염-ㆍ-람-’이나 ‘-앗-ㆍ-엇-ㆍ엿-ㆍ-랏-’ 등에 연결되어서, 그 말을 시인하면서 다음 말에서 의문이나 불가능 또는 어긋나는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잘도: 잘 + 도. (해석: 매우.)

      ⬥ 잘: <부사> 아주, 꽤, 많이. (정도가 많음을 나타냄.)

      ⬥ 도: <조사> 도. 강조의 뜻을 나타내는 격조사.

    ⬛ 지꺼지키여: 지꺼지 + -키여. (기쁘겠어.)

      ⬥ 지꺼지: <형용사> ‘지꺼지다’의 어간.

      ⬥ -키여: <어미> -겠다ㆍ-겠어. ① 용언 어간에 붙어서, ‘해라’ 할 자리에서 그 사실에 대한 화자의 의도ㆍ추측을 단정하여 나타내는 종결어미.

     

    3. 마무리: 토박이의 한마디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예문, 어떠셨나요?

    “ᄒᆞᆫ배에 애길 싀 성제썩이나 봉갓덴?”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문을 확인하는 모습에서, 온 동네가 한 가족처럼 기쁨을 나누던 옛 제주의 끈끈한 ‘괸당 문화’와 이웃 간의 정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옛 제주에서는 이웃의 출산과 경사에 미역 한 뭇(미역을 세는 단위), 쌀 한 되라도 보태며 내 일처럼 기뻐해 주었습니다.

    점점 이웃 간의 왕래가 뜸해지고 삭막해지기 쉬운 요즘, 주변의 반가운 소식에 진심 어린 축하 한마디를 건네며 훈훈한 온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주어 속에는 늘 이렇듯 정겨운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다음 제6회에서도 더욱 알차고 생생한 토박이 제주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 제주어의 가치와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시다면 [제주 이야기] 카테고리의 <제8회> 글 “고대어의 원형을 품은 ‘제주어(濟州語)’, 소멸 위기에 처하다” 편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우리말 샘(우리말 사전)』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네이버 국어사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제4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올레 바깥디 ᄒᆞᆫ어의 강 완 보난 (올레 밖에 잠깐 다녀와 보니)

    (그림: ai 생성)

    지난 3회까지의 글에서 본 ‘제주어’, 어떠셨나요? 표준어와는 너무나 달라서 외국어보다 어렵진 않았나요?

    [찐 토박이의 제주어]가 전하는 오늘의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연대와 상생’의 의식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이웃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크게 화를 내기 보다 자신의 실수를 탓하며 상대방에게 가볍게 주의를 청하는 말을 준비했습니다.


    1. 오늘의 제주어: 예문과 표준어 번역

    < 예 문 >
    제주어마당에 날레 널엉 나뒁그네
    올레 바깥디 ᄒᆞᆫ어의 강 완 보난,
    삼춘네 쉐가 들언 ᄆᆞᆫ딱 허우대겨 부럼선게마씸.
    거 보난 자락 북부기 뒈싸졌수게.
    나도 멩심ᄒᆞ영 정낭 질러뒁 뎅겨사주마는,
    삼춘도 ᄒᆞ쏠 멩심ᄒᆞ영 쉐 잘 매놔사쿠다.
    번 역마당에 곡식을(말리려고) 널어 두고서
    골목 밖에 잠시 나갔다 와서 보니까,
    아저씨네 소가 와서 몽땅 엉망으로 휘젓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속이 확 뒤집어졌잖아요.
    나도 명심해서 정낭을 꽂아두고 갔어야 했었지만,
    아저씨도 조금 명심해서 소를 잘 매어두어야 되겠어요.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1) 주요 어휘의 발음

    ᄆᆞᆫ딱 (몬딱) ᄒᆞ쏠 (호쏠)
    ᄒᆞ영 (호영, 하영, 허영) 

    ※ 안내: 박스 안의 어휘는 제주어 옛한글 원형입니다. ( ) 안의 표기는 발음을 이해하기 위해 현대 발음 표기를 사용합니다.


    2) 어휘 해설

    마당에 날레 널엉 나뒁그네

    ⬛ 날레: <명사> 볕을 쐬기 위하여 멍석에 널어놓은 곡식. (예문에서는 ‘날레를’에서 <조사> ‘를’이 생략된 형태임).

    ⬛ 널엉: 널어 + -ㅇ. (뜻: 널어서).
      * 널다: <동사> 널다. 볕을 쬐거나 또는 드러내 보이려고 펼쳐 놓다.
      * -ㅇ: <연결어미> 용언 어간이나 어미 뒤에 붙어 앞선 동작이 지나거나 연속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서’의 뜻).

    ⬛ 놔뒁그네: 나두다 + -앙/엉 + -그네. (➔ 놔두어 + -그네 ➔ 나뒁그네).

    (해석: 놔두고 나서, 놓아두어서).

      * 놔두다: <동사> 놓아두다, 놔두다.

      * -그네: <어미> 동작의 완료 후 다음 동작으로 이어짐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하고 나서, -서).
      ⬥ 예문: 나 밥 먹엉그네 곧 가키여. ➔ 번역: 나 밥 먹고 나서 곧 갈께).

    올레 바깥디 ᄒᆞᆫ어의 강 완 보난

    ■ 올레: 올레. (해석: 예문에서는 ‘올레의’에서 <조사> ‘의’가 생략된 것임),

      * 올레: <명사> 큰길에서 집 대문(정낭)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

    ■ 바깥디: 바깥 + 디. (해석: 바깥에, 밖에).

      * 바깥: <명사> 바깥, 밖.
      * 디: <조사> 부사격 조사 (바깥에/바깥으로). (= 듸),
      ⬥ 예문: 이녁 사는 디 어디라? ➔ 번역: 네가 사는 곳은 어디인가?
    ■ ᄒᆞᆫ어의: <명사> 잠깐 사이.
      ⬥ 예문: ᄌᆞ냑 전에 ᄒᆞᆫ어이 놀당 오쿠다. ➔ 해석: 저녁 전에 잠깐 놀다 오겠습니다). (= ᄒᆞᆫ숨, ᄒᆞᆫ시).
    ■ 강: 가다 + -앙. (뜻: 가서).

      * 가다: <동사> 가다.

      * -앙: <어미> 연결어미 (-해서, -하여).

      ⬥ 예문: 여기 왕 밥 먹으라. 번역: 여기 와서 밥 먹어라.

    ■ 완: 오다 + -아 + -ㄴ. (오아 ➔ 와 ➔ 완) (해석: 와서).

      * 오다: <동사> 오다.

      * -아: <어미> 양성모음 어간에 붙어 부사형을 이루는 어미.

      * -ㄴ: <어미> 용언 뒤에 붙어 앞서 일어난 동작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보난: 보다 + -난. (해석: 보니까, 보니).

      * 보다: <동사> 보다.

      * -난: <어미> 이유나 상태의 확인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니까, -고 보니).

    삼춘네 쉐가 들언 ᄆᆞᆫ딱 허우대겨 부럼선게마씸

    ⬛ 삼춘네: 삼춘 + 네. (해석: 삼촌네, 이 문장에서는 ‘이웃집 어른’, 아저씨 또는 아주머니를 뜻함.)
      * 삼춘: <명사> 삼촌. 부모의 형제. (참고: 제주에서는 자기의 부모 또래의 어른들에게 ‘삼춘’ 또는 ‘삼촌’이라고 다정한 의미로 부름).

      * -네: <접미사> 일부 대명사 뒤에 붙어 ‘집안’, ‘무리’, ‘들’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쉐가: 쉐 + -가. (해석: 소가)

      * 쉐: <명사> 소(牛).

      * 가: <조사> 주격 조사.

    ⬛ 들언: 들다 + -언. (해석: 들어가서, 침범해서).

      * 들다: <동사> (남의 밭이나 구역에) 들어가다, 침범하다.

      * -언: <어미> 연결어미. ‘-고’, ‘-하여’, ‘-해서’.
      ⬥ 예문: 밥 먹언 보난 ➔ 해석: 밥을 먹고 보니.
    ⬛ ᄆᆞᆫ딱: <부사> 모두. (= 멘딱, 모도, 모두, 모신딱이, 문짝, ᄆᆞᆫ, ᄆᆞᆫ짝)

    ⬛ 허우대겨 부럼선게마씸: 허우대기다 + -여 + 불다 + -엄ㅅ + -언게(-엉게) + 마씸 (해석: 어지럽게 짓밟아 놓아 버리고 있더라고. 엉망으로 헝클어 놓아 버리고 있더라고요.)
      ※ 참고: ‘부럼선게’는 ‘불엄선게’에서 어간 받침 ‘ㄹ’이 탈락한 구어체 발음 형태임.
      * 허우대기다: <동사> (곡식·풀 등을) 어지럽게 짓밟아 놓다, 짚이나 풀 따위를 헝클어 놓다. (참고: 제주어사전에 수록되지 않았으나, 어르신들이 자주 사용하시던 생활 어휘)
      * -여: <어미> ‘ᄒᆞ다’ 동사나 용언 어간 뒤에 붙어 부사형을 만드는 어미.
      * 불다: <동사> (보조동사)-아/어/여 버리다. (앞말의 행동이 이미 끝났거나 이루어진 결과, 말하는 이가 아쉬운 감정이 남았음을 나타냄).
      * -엄ㅅ-: <선어말어미> -고 있-. 그 ‘동작을 계속하고 있는’이란 뜻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 엄시-).

      * -언게(-엉게): <어미> -던데. (과거에 사실을 회상하여 그 상대방도 긍정하게끔 나타내는 종결어미. = -엉게).
      * 마씸: <접미사> 서술어미 뒤에 덧붙여 존대를 나타내는 첨사. (= 마씀, 마슴, 마시, 마심, 마씨).

    거 보난 자락 북부기 뒈싸졌수게

    ⬛ 거 보난: 거 보(다) + -난. (해석: 그거 보니까).
      * 거: <대명사> ‘그거’의 준말
      * 보다: <동사> 보다.
      * -난: <어미> -니까. 앞으로 하려는 말에 대하여 원인이 되는 사유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예문: 가젠 하난 ➔ 해석: 가려고 하니까)
    ⬛ 자락: ① <부사> 부쩍, 한껏, 몹시, 크게. (감정이나 상태의 정도가 매우 심함을 나타냄) ② <부사> 갑자기 힘있게 미는 모양.
    ⬛ 북부기: <명사> 허파. (= 부에)

    ⬛ 뒈싸졌수게: 뒈싸지다 + -엿수게. (해석: 뒤집어졌습니다, 뒤틀렸습니다)

      * 뒈싸지다: <동사> ① 뒤집어지다, 뒤틀리다, 몹시 뒤틀려 엉클어지다. (속이나 마음이 몹시 불쾌하거나 뒤집히는 상태) ② 뒤로 자빠지다.

      * -엿수게: <어미> 종결어미. 동작이나 상태가 완료되었음을 긍정하게끔 나타내는 정중한 종결어미 (-였지요, -었습니다).
      ⬥ 참고: ‘부아나다’를 ‘부에나다’ 또는 ‘북부기 뒈싸젓다(‘허파가 뒤집어졌다’의 뜻)고도 함.

    나도 멩심ᄒᆞ영 정낭 질러뒁 뎅겨사주마는

    ■ 나도: 나 + 도. (해석: 나도)

      * 나: <대명사> 나. (1인칭 대명사)

      * 도: <조사> 보조사. (-도)

    ■ 멩심ᄒᆞ영: 멩심ᄒᆞ다 + -영. (해석: 명심해서, 조심해서)

      * 멩심ᄒᆞ다: <동사> 명심하다, 유의하다, 조심하다.

      * -영: <어미> 연결어미. ① -고서. ② -여서.

    ■ 정낭: 정낭을. (문맥상 목적격 조사 ‘을’이 생략)

      * 정낭: <명사> 제주 전통 집 대문 위치에 걸쳐 놓는 나무 막대. 대문을 대신하는 나무 막대.

    ■ 질러뒁: 질르다 + 두다 + -엉, (해석: 가로질러 두고, 걸쳐 놓고).

      * 질르다: <동사> 찌르다. 틈이나 사이에 무엇을 꽂아 넣다. (문장에서는 ‘정낭을 정주석 구멍에 찔러두고서’, ‘정낭을 가로 세워두고서’의 뜻임)
    (막대기 따위를) 가로지르다, 걸쳐 놓다.

      * 두다: <보조용언> (어떤 행동을) 해 두다.

      * -엉: <어미> 연결어미. (-어서, -고서).

    ■ 뎅겨사주마는: 뎅기다 + -어사 + -주마는. (해석: 다녀야 했었지마는).
      * 뎅기다: <동사> 다니다. (= 뎅이다. ᄃᆞ니다, 고ᄃᆞ니다, ᄃᆞᆮ니다.)
      * -어사: <어미> -어야. 앞 절의 일이 뒤 절 일의 조건임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주마는: <어미> -지마는. 그 말을 시인하면서 다음 말에서 어긋나는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참고: ‘뎅겨사주마는’ 뒤에 ‘못했지만’이 생략된 형태임. 즉, ‘다녀야 했었는데도 못했지만’의 뜻)

    삼춘도 ᄒᆞ쏠 멩심ᄒᆞ영 쉐 잘 매놔사쿠다

    ■ 삼춘도: 삼춘 + 도. (해석: 삼촌도).

      * 삼춘: <명사> 삼촌.
      * 도: <격조사> 도. 다른 것에 어느 것이나 포함시킴을 뜻하는 격조사.

    ■ ᄒᆞᄊᆞᆯ: <부사> 아주 자그만큼. (= ᄒᆞ꼼)

    ■ 멩심ᄒᆞ영 (앞 해석 참조)  

    ■ 쉐: <명사> 소. (본 문장에서는 ‘소가’에서 <조사> ‘가’ 생략된 형태임).

    ■ 잘: <부사> 잘, 옳고 바르게.

    ■ 매놔사쿠다: 매놓다(매어 놓다) + -어사 + -쿠다. (해석: 매어 놓아야겠습니다.)
      * 매놓다: <동사> ‘매어 놓다’의 축약형.

      * -어사: <어미> -어야. 앞 절의 일이 뒤 절 일의 조건임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쿠다: <어미> -겠습니다. 화자의 의도ㆍ추측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예문: 이것으로 가져가쿠다. ➔ 해석: 이것으로 가져가겠습니다).


    3. 마무리: 토박이의 한마디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예문, 어떠셨나요?

    오늘은 제주의 올레에서 이웃 어른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으로, 시골 마을에서 가끔씩 마주칠 만한 얘기입니다. 잠깐 골목길 밖에 볼 일이 있어서 미처 정낭을 세우지 않고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닥친 난감한 상황, 화가 치밀만한 상황에서도 너그럽고 담담하게 대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도 남이 실수로 내 가슴을 후벼 팔 때, 길길이 날뛰며 남을 혼내기보다 너그러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음의 실수가 없도록 당부하며 서로를 보듬는 것은 어떨까요?

    이 글에 나오는 ‘올레’와 ‘정낭’에 대한 내용은 저의 ‘제주 이야기’ <제4회> 글에서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제주 이야기] 『<제4회> 닫혀 있으나 신뢰로 열리는 문, 제주의 지혜 ‘정낭’』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