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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회 [찐 토박이의 제주어]: 무사 경 멘작멘작ᄒᆞᆫ 멘주기 심엉 ᄆᆞᆫ죽거렴시니? (~올챙이를 잡고 만지작거리니?)

    숲속 냇가 웅덩이서 질척질척하고 미끄러운 진흙 땅에 장화를 신은 어린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올챙이들을 만지며 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가방과 텀블러를 곁에 둔 어머니가 다정하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안전하고 평평한 풀밭 쪽에서 놀라고 말하고 있는 따뜻한 수채화 풍의 일러스트입니다.

    (그림: ai생성 )


    ‘제주어’는 표준어와 매우 달라서 대강의 의미조차 유추하기 어려운 어휘들이 많습니다. 특히 어미의 변화가 다양해서 그 변화의 쓰임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이미 정확히 알고 있는 어휘들로 구성된 문장마저 뜻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처음 접하면 외국어 못지않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겠지만 본 칼럼에서 드리는 어휘 설명을 읽고 나시면 점점 재미를 느끼며 하나씩 알게 될 것입니다. 힘드시겠지만 당분간 참고 함께 알아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접하는 제주어 역시 생소한 어휘들이 많아서 쉽지 않을 거라 여깁니다. 따라서 독자분들이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제주어를 접하게 되면 지레 겁먹고 흥미를 잃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한편, 왜 제주어를 표준어와는 별개의 독립된 언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느껴보시게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찐 토박이의 제주어]가 전하는 오늘의 제주어는 유사한 발음을 반복하며 즐기는 운율 놀이처럼 예문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종의 언어유희로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1. 오늘의 제주어: 예문과 표준어 번역

    < 예 문 >
    제주어“늰 무사 경 멘작멘작ᄒᆞᆫ 멘주기
    심엉 ᄆᆞᆫ죽거렴시니?
    경 는착는착ᄒᆞᆫ 디 싯당
    는착ᄒᆞ영 ᄂᆞ려지민 어떵ᄒᆞ젠 햄시니?
    ᄒᆞ커건 호꼼 멘짝ᄒᆞᆫ더레 강 자파리ᄒᆞ라.”
    번 역“너는 왜 그렇게 (부드러워서) 잘라질 듯한 올챙이를
    잡고서 만지작거리고 있니?
    그렇게 미끌미끌한 곳에 있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지면 어쩌려고 그러니?
    하려거든 (안전하게) 조금 평평한 데로 가서 놀거라.”

    ※ 안내: 박스 안의 제주어는 옛한글 원형입니다.


    2. 주요 어휘 및 사용법 설명


    1) 주요 어휘의 발음

    ~ᄒᆞᆫ(~한, ~혼, ~헌)⬛ ᄆᆞᆫ죽거렴시니?(몬죽거렴시니?
    ⬛ ~ᄒᆞ영 (~하영, ~호영, ~허영)⬛ ᄂᆞ려지민 (노려지민)
    ⬛ ~ᄒᆞ젠 (~하젠, 호젠, ~허젠)⬛ ᄒᆞ커건 (하커건, 호~, 허~)

    ※ 안내: 제주어 옛한글 원형 어휘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현대 발음을 함께 표기합니다.


    2) 어휘 해설

    늰 무사 경 멘작멘작ᄒᆞᆫ 멘주기 심엉 ᄆᆞᆫ죽거렴시니?

    ⬛ 늰: 너는
      * 늬: <대명사> 너. (= 느)
      * 늰: <대명사> 늬 + <조사> -는 = 너는.

    ⬛ 무사: <부사> 왜. (= 웨)

    ⬛ 경: <부사> 그렇게.
    ⬛ 멘작멘작ᄒᆞᆫ: 멘작멘작한.
      * 멘작멘작: <부사> 물건이 조금만 건드려도 뚝뚝 끊어지는 모양. (= 믠작)

      * 멘작ᄒᆞ다: <형용사> 물건이 아주 부드럽고 연(軟)하여 만질만질하다.
    ⬛ 멘주기: <명사> 올챙이.
    ⬛ 심엉: 심어서
      * 심다: <동사> (손으로 ~을) 잡다/쥐다.
      * -엉: <어미> -어서. 두 동작을 말할 때, 앞에 나오는 음성모음의 용언 어간에 붙어서, 나중의 동작의 근거ㆍ이유ㆍ원인이나 시간적 선후 관계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 ᄆᆞᆫ죽거렴시니?: 만지작거리고 있니?

      * ᄆᆞᆫ죽거리다: <동사> 만작거리다. 자꾸 만지다.
      * -렴시니: <어미> -고 있니.
      * ᄆᆞᆫ지다: <동사> 만지다. (= ᄆᆞᆫ직다, ᄆᆞᆼ직다.)
      * ᄆᆞᆫ직아보다: <동사> 만져보다. (= ᄆᆞᆫ저보다.)


    경 는착는착ᄒᆞᆫ 디 싯당

    ⬛ 는착는착ᄒᆞᆫ 디: 는착는착한 곳에 ➔ 미끄러운 곳에.
      * 는착는착: <부사> 땅이 질고 반드러워 밟으면 자꾸 밀려 나가는 모양. ‘는착’의 힘줌말.
      * 는착: <부사> 땅이 질고 반드러워 밟으면 밀려 나가는 모양.
      * ᄒᆞᆫ: <동사> ᄒᆞ다 + <어미> -는. (예: 웃다 + -는 = 웃는)

      * -디: <조사> 데 (표준어의 의존명사 ‘곳’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 -ᄒᆞᆫ 디: -한 데(에). -한 곳(에) (제주어는 조사 ’에‘를 대개 생략함.)

    ⬛ 싯당: 있다가.
      * 싯당: 싯다 + -다가
      * 싯다: <동사> 어느 곳에 머물다. (= 잇다.)

      * -당: <어미> -다가. (‘무엇을 하다가’의 ‘다가’에 해당.)


    는착ᄒᆞ영 ᄂᆞ려지민 어떵ᄒᆞ젠 햄시니?

    ⬛ 는착ᄒᆞ영: 미끌어져서(제주어). (표준어의 ‘미끄러져서’ 해당)
      * 는착ᄒᆞ다: <동사> 질척한 곳을 잘못 디디어 미끌하다. (= 는탁ᄒᆞ다, 닌착ᄒᆞ다.)
      * -영: <어미> -고서. (예: 무엇을 하영 ➔ 무엇을 하고서)

      * -영근에: <어미> -고서. 연결어미 ‘-영’의 뜻을 더욱더 세게 나타내는 연결어미. (= -여근에).

    ⬛ ᄂᆞ려지민: 넘어지면.
      * ᄂᆞ려지다: <동사> 넘어지다. (= 넘어지다, 부더지다, 푸더지다.)
    ⬛ 어떵ᄒᆞ젠: 어떻게 하려고. 어쩌려고.
      * 어떵: <부사> 의견,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찌 되게.
      * 어떵ᄒᆞ다: <형용사> 어떠하다. 어떠한 것이 이유나 원인이 되다.

      * -젠: <어미> -려고, -겠나. 용언 어간에 붙어서, ‘하게’ 할 자리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묻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 햄시니?: 하고 있느냐? (예: 무사 경 햄시니? ➔ 왜 그렇게 하니?)

      * 시니: (하)니, (하)느냐. (예: 구린내 남시니? ➔ 구린내 나니?)


    ᄒᆞ커건 호꼼 멘짝ᄒᆞᆫ더레 강 자파리ᄒᆞ라.

    ⬛ ᄒᆞ커건: 하겠거든, (<동사> ᄒᆞ다 + <어미> 커건)
      * -커건: 어미 –겠거든.

    ⬛ ᄒᆞ꼼: <부사> 아주 자그만큼. (= ᄒᆞᄊᆞᆯ)
      * ᄒᆞ꼼만: <부사> 아주 조금만 (= ᄒᆞ쏠)

      * ᄒᆞ꼼썩: <부사> 아주 조금씩 (= ᄒᆞ꼼식, ᄒᆞᄊᆞᆯ썩, ᄒᆞᄊᆞᆯ씩)
      * ᄒᆞ꼼ᄒᆞ민: <부사> 1. 그저 약간하면, 2. 무슨 일이 조금만 있으면. (=ᄒᆞᄊᆞᆯᄒᆞ민)
      * ᄒᆞ끌락ᄒᆞ다: <형용사> 아주 작다.
    ⬛ 멘짝ᄒᆞᆫ더레: 평평한데로

      * 멘짝ᄒᆞ다: <형용사> 평평하다.
      * 멘짝ᄒᆞᆫ: 평평한.

      * -더레: <조사> 으로. 받침 있는 체언에 붙어서, 행동이 향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격조사.

    ⬛ 강: 가서. (<동사> 가다 + <어미> -ㅇ)

      * 가다

      * -ㅇ: <어미> -서, (서다 + -ㅇ = 성 = 서서)
    ⬛ 자파리: <명사> 어떤 것을 가지고 하는 놀이 또는 장난.

      * 자파리ᄒᆞ다: <동사> 1. 장난하다. 2. 짖궂게 못된 짓을 하다.

    3. 마무리: 토박이의 한마디

    지난 제1회 글에서 보았던 ‘두린 몽생이‘, 이 아이가 위험하게 연못가의 질퍽하고 미끄러운 곳에서 올챙이를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미끄러져 넘어질까 걱정하면서 좀 더 안전한 곳에서 장난하며 놀도록 이끌어 주는 어머니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늘 사용하던 어휘들이었지만, 요즈음은 쓰는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점점 조용히 사라져가는 제주어의 현실을 보며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봅니다. 제주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제주어를 익혀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제주어가 영원히 사랑받는 언어가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찐 토박이의 제주어]는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두린 몽생이’들은 잘 크고 있나요? 혹시 위험한 곳에서 ‘자파리‘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럴 때 무조건 혼내시기보다 “ᄒᆞ커건 호꼼 멘짝ᄒᆞᆫ더레 강 자파리ᄒᆞ라.”며 정겨운 제주어 한마디를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해 드린 제주어 한마디, 어떠셨나요?

    정겨운 제주어 단어 하나가 가족과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 제주어의 가치와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시다면 [제주 이야기] 카테고리의 <제8회> 글 “고대어의 원형을 품은 ‘제주어(濟州語)’, 소멸 위기에 처하다” 편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주 오리진(Jeju Origin)

    참고 자료

    * 『개정 증보 제주어사전』 (제주특별자치도, 2009)
    * 『제주어대사전 제주어왓 (시험 운영 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 네이버 국어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